이병헌과 조승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내부자들(2015)>이 7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흥행을 기록했다. 스스로 비리 권력조직에 잠입해 증거를 확보, 부패자들을 일망타진해 꽉 막힌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미국 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불법 정보수집과 감시를 해 온 기밀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전 세계 수배 대상 1순위가 돼 러시아에서 임시 망명자로 살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공통점은 조직에 속해 있던 내부자에 의해 비리가 폭로돼 진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렇듯 내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내부자에 의한 고발은 강력한 증거가 된다.

임홍철 정보안전부장

정보보호의 영역에서 내부자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2014년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기업 정보유출 사고의 52%가 내부자에 의해 발생했다고 한다. 그 해는 우리나라가 데이터 유출, 침해 1위 국가로 발표된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시점이었다.

최근 해외 유명 사이트인 CEO 온라인 홈페이지에 기업정보보호에 가장 위험한 10명의 '리스트(적)'가 공개됐다. 한명 한명이 확인될 때마다 보안전문가들조차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10명이 모두 내부자였기 때문이다.

CEO, 비서, 보안컨설턴트, 퇴사직원, 신입 IT팀장, 홍보담당자, 외주인력, 임시직원, 클라우드 컴퓨팅 담당자, 기부담당자가 바로 그 10명이다.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업무상 반드시 필요하거나,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 너무 많거나 적은 권한이 주어지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권한이 많은 경우 그 자체로 정보유출을 시도할 수 있어 위험하다. 권한이 너무 적은 경우는 주요 관심대상의 밖에 위치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악의적 해커의 목표가 되기 쉬운 대상들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 기업들의 보안은 외부에서의 침입을 막는데 주로 집중돼 있다. 외부로부터의 악의적 해커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업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 인간이 피륙의 상처로는 죽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내부의 병마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듯, 기업이나 기관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기업이 외부의 공격을 당하게 되면 상처를 입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단단히 결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부에서 분열되고 공격당하면 여지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경영진들과 보안책임자들은 이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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