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회식자리나 업무회의 등에서 청산유수로 말 잘하기로 소문난 A사 김 부장은 프레젠테이션만 하면 내용 전달을 제대로 못해 당황해한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대중 앞에만 서면 몸이 작아지고 제대로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특히 직장상사나 대중을 상대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은 더욱 어렵다. 평소에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프레젠테이션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말하기와 프레젠테이션은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 말 잘하는 사람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한다는 것은 해다. 프레젠테이션은 소통보다는 전달이라는 쪽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으로 예를 들면 프레젠테이션은 토론이나 토크쇼 같은 것이 아니라 목적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는 뉴스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핵심적인 메시지로 만들어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 박사

둘째, 말하기와 프레젠테이션은 전제로 하는 대상이 다르다. 말하기에서는 대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주제에 대한 주변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말하는 내용, 장소, 시간, 태도, 기분, 분위기 등을 서로 알고 있다. 또한 말하기 시작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이 잘못되거나 표현에 문제가 있어도 상대방이 오해 없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은 주변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내용도 좀 더 공식적이다. 참석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분위기를 알 수 없다. 프레젠터가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전후 상황이 공유되지 않는다. 공유하는 내용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하거나 표현을 잘못하면 참석자들을 이해시키기 어렵다.

셋째, 말하기는 비공식적, 프레젠테이션은 공식적 언어를 쓴다. 말하기는 비공식석상에서, 프레젠테이션은 공식석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말하기에서는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언어를 쓰더라도 오해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은 공식성이 강하다. 특정 계층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사용 시 주의해야한다.

말하기에서는 시각자료 없이도 편하게 말할 수 있다. 어떤 형식적인 제약이 없다. 그에 비해 프레젠테이션은 화자와 청자 간에 설명이 없이도 공식적인 시각자료를 통해 소통한다. 간단명료하면서 핵심적인 내용 중심으로 설명이 이루어진다. 프레젠테이션 후 공식화 할 수 있는 도구가 있는 것이다. 말하기는 듣는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고, 프레젠테이션은 어떤 목적(정보제공, 설득, 동기부여, 유흥 등)을 전달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개인의 생각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말하기 능력보다 중요하다. 개인의 생각을 대중과 소통하는 데는 비공식과 공식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공식적인 것은 말하기에 가깝고, 공식적인 것은 프레젠테이션에 가깝다. 비공식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은 생각을 즉각적으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공식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잘못된 말을 해도 상호간 바로 수정할 수 있고 오해의 소지도 적다.

이에 반해 프레젠테이션은 공식적인 상황에 강하기 때문에 프레젠터가 전달한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책임이 있다. 즉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고 공식적인 장소에서, 공식적인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기와 프레젠테이션은 다른것이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 박사 △PMP/IT전문가 △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 △사이경영 연구가 △삼성SDS Best Presenter 심사위원 △삼성SDS PM/수석컨설턴트 △법무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해양경찰청 PM △대우전자ㆍ대우정보시스템 SE △저서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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