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 대부분이 지루하고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젠터들은 내가 이야기할 주제에 대해 청중이 관심을 갖거나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슬라이드를 보면 이해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에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청중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 대부분의 프레젠테이션이 프레젠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성공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기본적으로 청중이 '궁금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야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청중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그 내용을 전달할 것인지 정하고 방법을 준비할 수 있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 박사

몇 년 전 중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때 일이다. 그 당시 스마트제조(Smart Manufacturing) 솔루션으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 A 가전업체를 방문, 우리의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됐다. 그 자리에는 공장의 총 책임자를 포함해 실무진들이 참석한 상태였다.

Smart Manufacturing의 발전 방향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중에 그는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철학이 있다"며 몇 분 정도 이야기하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프레젠테이션은 그 순간에 중단되고 말았다. 나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철수를 해야 했다.

이 후 그 상황을 분석한 결과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공장 책임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그는 자신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듣고 싶어 참석했다. 하지만 미래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화가 난 것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은 실패했고 그 후로 다시 볼 수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이 듣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해야 한다. 그러기에 청중과의 교감이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의 반응을 얻으려는 노력'이다. 프레젠테이션이 원맨쇼가 되지 않으려면 청중과 교감을 통해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청중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일방적인 발표가 될 뿐이고 결과는 뻔하기 때문이다.

프레젠터는 청중의 입장으로 관점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청중은 항상 분주하고 수준도 높다. 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수많은 통계, 데이터, 정보 등에 노출돼 있다. 구성도 다양하다. 청중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면 집중하지 않는다. 청중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해야 성공하는 프레젠테이션이 된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 박사 △PMP/IT전문가 △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 △사이경영 연구가 △삼성SDS Best Presenter 심사위원 △삼성SDS PM/수석컨설턴트 △법무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해양경찰청 PM △대우전자ㆍ대우정보시스템 SE △저서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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