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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돗 편지] 〈20〉 상처 ··· 거룩함을 담은 욥의 삶

기사승인 2017.09.30  12: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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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죄를 짓는 행동을 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의를 위해 고난 받는 것입니다. 바울은 옥에 갇혀 있으면서 빌립보에 있는 성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런 고난을 받는 것이 성도의 특권이라고 했습니다(빌립보서 1:29).

참으로 역설적인 언급이지만, 빈 시공간(時空間)이 절대 없어서 한 생각이 사라지면 다른 생각이 수시로 들어오는 사람의 마음을, 옥에 갇혀 있으면서 다스렸던 방법으로 설파한 메시지이고 보면, 이것만큼 의로운 언행 때문에 고난 받는 이들을 위한 적절한 설명도 없습니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고난을 받는 위치와 이유입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고난을 받거나 처벌을 받게 된 것은 바울이 이야기한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의로움을 위해 고난받는 것만 이러한 이해에 해당합니다. 또 이때 고난을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 안에서 받으면 괜찮지만(빌립보서 3:10∼11),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 밖에서 받으면 설령 의로운 싸움을 위해 받은 고난일지라도 나중에 트라우마(trauma)가 생겨 후유증이 나타납니다.

의로운 싸움으로 인해 고난 받았지만, 이로 인한 후유증마저 없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후유증을 겪지 않으려면, 먼저 성경 공부를 해서 마음을 다스리며, 성령님께 충만한 은혜를 받아 이를 치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약성경에서 고난의 대명사로 언급되는 이는 예수님이지만, 구약성경에서 고난의 대명사로 언급되는 이는 욥입니다. 욥은 고난 받았던 방식으로 자식들이 죽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고난이 끝난 후에도 죽은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욥만 회복됐습니다.

잃어버린 재산은 고난받기 전보다 더 많아졌지만, 욥이 회복돼도 죽은 자식들은 다시 살아나지 않았고 다른 자식들이 태어났습니다. 그 자식들은 욥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시험과 연단 때문에 죽은 이들입니다(욥기 1:18∼19).

▲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목사

자식이 죽으면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에 묻습니다. 비록 다른 자식들이 태어났지만, 죽은 자식들을 생각하며 오래 살아야 했던 욥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가기 전까지 지상에서 늘 죽은 자식들로 인해 슬펐을 것입니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새 살이 돋아났다고 해도 상처는 그 새 살 안에 그대로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에 상처 받은 영혼을 껴안을 수 있는 것입니다.

토끼 같은 자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 때문에 죽은 후 다른 자식들이 태어났지만, 이후로도 140년을 더 살아야 했던 욥의 후반부 인생은 아마도 아픈 사람들을 껴안고 산 삶이었을 것입니다(욥기 42:13∼17). 고난에서 회복된 이후 욥은 자신처럼 하나님의 연단으로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고난을 겪고 난 후 바울과 욥이 살았던 시공간은 행복추구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남과 다르게 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따르는 거룩함을 담은 삶이었습니다.

이들에 얽힌 글을 읽으며 한반도에 하나님이 주신 상처를 생각해 보니, 한반도의 상처와 저의 새 살 안에 있는 이 상처들이 문득 고맙습니다.

※ 구약성경에서 '거룩하다' 혹은 '거룩함'은 히브리어로 '카도쉬'인데 형용사이기에 '거룩'이라는 단어로 만들어 번역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구약성경에 이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그분을 섬기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에서 분리시켜 놓거나,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가치관을 따르는 삶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 정이신 논설위원ㆍ목사 = 한양대 전기공학과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독립교회 및 선교단체연합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와 아나돗공동체 목사다. 독서와 글쓰기를 주제로 한 <노희(路戱)와 더불어 책(冊)놀이>를 연재했으며 논설실장을 맡고 있다.

정이신 논설위원ㆍ목사 dearbook0522@gmail.com

<저작권자 ©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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