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펀(Fun)한 것이 대세인 세상이다. 모든 분야에서 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뻔한 것이란 기존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펀한 것은 기존방식에 재미를 더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SNS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사회적 가치가 변하고 있다. 수천년간 인간을 지배했던 '생존'과 '번식'이라는 가치에서 오늘날에는 '재미'라는 새로운 가치로 변화하고 있다.

국어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1990년대가 지나면서 재미라는 단어와 펀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재미있냐, 재미있게 사냐, 무슨 재미난 일 없냐'가 첫마디 인사다. 직장인도 가정주부도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재미는 무엇일까. 재미는 삶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즐거운 삶이 바로 재미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가 있으면 얻어지는 것이 기쁨이다. 몸에서 기(Energy)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기쁨이다.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다. 재미난 이야기로 프레젠테이션 해야 청중을 집중시킬 수 있다. 청중들의 집중 시간은 5분 정도라고 한다. 프레젠터는 5분에 한번씩 웃도록 재미를 가미해야 한다. 재미가 있어야 듣고 싶어진다. 재미는 전문성을 이긴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 박사

지금은 기업에서 제품을 만들 때도 어떤 기능을 넣으면 고객들이 '얼마나 편리할까'에서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재미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 폰에 카메라 기능을 달면 '고객들이 편리할까'에서 '얼마나 재미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청중들은 어떤 경우에 프레젠테이션에서 재미를 느끼는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노래의 구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때, 어려운 그림을 그리는 묘한 방법을 배울 때,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엄청난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어떤 새로운 배움을 주어야 한다. 배움을 많이 줄수록 재미가 커진다. 청중이 프레젠테이션을 들으며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느낌이 올 때 재미가 찾아온다. 프레젠테이션 내용의 70% 이상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중간 중간에 자신의 전문성이 가미된 새로운 배움을 끼어 넣고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해야 청중을 붇잡아 둘 수 있다.

뻔함과 펀함은 한 끗 차이다. 비슷한 이유로 앞이 예상되는 뻔한 이야기는 청중들의 지루함을 유발한다. 뻔한 이야기는 금방 관심에서 멀어진다. 펀한 이야기를 해야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같은 표현이라도 재미나게 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율이 높은 말 그대로 금처럼 소중한 인턴을 '금턴'이라고 하거나 남녀가 만나서 잘 되어간다 대신 '섬탄다'고 하면 다르게 들린다. 교과서 같은 딱딱한 말 보다 최신 유행하는 유머나 해당 분야에서 사용되는 은어 등이 오래 기억된다. 뻔한 이야기보다 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말에 스스로 배움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박사 △PMPㆍITㆍ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 △사이경영 연구가 △삼성SDS 베스트 프레젠터 심사위원 △삼성SDS PMㆍ수석컨설턴트 △법무부ㆍ문체부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해양경찰청 PM △대우전자ㆍ대우정보시스템 SE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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