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체제로 정부·국회 설득에 매진 ··· '설마 폐지되겠나' 관측도

▲ 22일 오후 서울 중구 SK T-타워 앞에서 참여연대 관계자가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통신 기본료 폐지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대외 협력 조직이 자사에 유리한 논리를 법률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29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최근 기본료 폐지를 포함하는 새 정부 통신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태스크포스팀(TFT) 체제로 대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각 80∼100명 규모의 대관 조직을 상시 운영하는데, 현재 대부분 직원이 새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를 주시하면서, 위원들이 기본료 폐지를 언급할 때마다 각 발언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에 대한 반박 논리를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돈독한 관계를 쌓아놓은 미래부 관료들이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접촉도 전보다 확대했다.

법무, 홍보, 마케팅 등 유관 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자사 입장을 조율ㆍ정리하고 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는 일도 이통사 대관 조직의 주요 업무다.

한 이통사 CR(Corporate Relation) 부문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며 "회사 수익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최고경영자부터 평사원까지 모두 초비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 시도 때를 능가하는 긴장감이 흐른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대선 과정에서 다수의 가계 통신비 절감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통신 요금에서 기본료를 덜어내고,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하고, 이통사와 제조사의 지원금을 나눠 공시하도록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 중 월 1만1천원 상당의 기본료 일괄 폐지는 이통사 수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이통 3사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다.

이통사들은 차세대 통신 서비스 투자로 막대한 고정 비용이 드는데, 가입자 1인당 1만원이 넘는 돈을 깎아주면 결국 5G 투자가 정체되고,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행 4G 데이터 요금제에서 기본료만 떼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2G와 3G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폐지하면 아예 서비스를 중단해버릴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이통사 내부에서는 설마 기본료가 폐지되겠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간에 경쟁을 활성화 하는 방식으로 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이라며 "정부가 단칼에 기본료 폐지를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